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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에도 굴복하지 않는 북한

작성자: nkorea

조회: 15175 등록일: 2016-07-25

대북제재에도 굴복하지 않는 북한김광진(북한연구소 편집위원)   <o:p></o:p>호전적 도발로 전례 없는 대가 치르는 김정은북한은 지난 5월 36년만에 열린 7차 노동당대회에서 김정은에게 노동당 위원장, 이후 6월말에 개최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새로운 최고수위 타이틀을 부여하였다. 이로써 김정은은 ‘김정은조선’의 본격 개막을 알리는 동시에 자기식 권력구도를 완성하였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은 격이다. 김정은시대가 새 술이고 노동당 정무국과 북한 국무위원회가 새 부대이다. 당 정무국은 종전 비서국을 대체했고, 국무위원회는 국방위원회를 대신한다. 김정은호 북한을 출범시키기 위해 김정은은 과감하게 망부 김정일의 유산인 국방위원회도 정리하였다. 김정은은 이 대관식을 위해 올해 초 4차 핵실험의 ‘축포’를 터트렸다. 그리고 곧 인공위성 운반로켓으로 포장된 장거리로켓(ICBM) 시험도 단행하였다. 7차 대회 ‘경축용’이다. 6월 29일에 개막된 최고인민회의를 위해서는 지난 4월부터 6차례에 걸쳐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 발사실험을 무리하게 감행하였다. 그러나 대부분 실패하고 마지막 ‘화성-10’만이 간신히 비행에 성공하였다. 지금 북한은 김정일시대에 비해 더 빨라지고 더 호전적인 핵·미사일 개발, 핵·경제 병진노선 고집으로 전례 없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새로운 대북제재 2270호를 채택해 유엔사상 가장 최강의 제재를 북한에 가하고 있다. 북한선박들은 정상운항을 하지 못하고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유령처럼 여기저기 방황하고 있다. 북한지도부의 가장 큰 외화벌이 원천인 광물 수출도 직격탄을 맞았다. 국정원이 최근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데 따르면 북한의 대(對)중국 석탄수출이 40% 급감하였다고 한다. 북한 광물수출의 90% 이상을 중국이 흡수하고 북한의 전체 수출에서 광물이 차지하는 몫이 40~50%를 차지하고 있으니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미국이 북한에 가한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은 어찌 보면 더 치명적일수도 있다. 북한이 미국 금융권에 접근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북한과 거래하는 외국은행이나 금융기관도 제재의 타깃이 될 수 있다. 제3자 제재, 일명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을 이행한 셈이다. 그 파급력은 대단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핵·미사일, 대량살상무기(WMD), 북한의 불법활동 관련 북한회사나 개인, 외국회사나 개인을 선별적으로 제재했다면 지금은 포괄적으로 세컨더리 보이콧을 유도함으로써 북한과의 거래를 완전히 얼어붙게 하고, 임의로 적발되는 대상에 대해서는 어느 때든지 바로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북한과의 새 발의 피와 같은 거래 때문에 미국과의 금융거래 차단을 모험할 금융기관은 아마 세계에 단 하나도 없을 것이다. 북한은 이를 피하기 위해 현금거래, 물물교환(barter trade)을 늘리겠지만 대외무역, 외환에 필수적인 국제금융시장 거래가 차단된다면 피 흐름이 막히는 것과 같은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벌써 금융거래 차단으로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는 물가가 50%씩이나 뛰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o:p></o:p>대북제재는 북한의 변화를 이끄는 ‘소한(小寒) 정책’해외 노동력 수출, 근로자 파견을 통한 외화 원천도 또 하나의 주요 북한 통치자금줄이다. 북한은 세계 20여개국에 5~6만명의 근로자를 파견하였으며, 이들을 통해 해마다 2억 달러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대북제재로 크게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 중국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북도 유엔제재 2270호 이후 발생한 사건이다. 북한당국의 외화벌이에 대한 압박, 현지의 어려운 제재여건속에서 사상초유의 집단탈북이라는 초대형 사건이 터진 것이다. 이들 중에는 북한의 국보급 가수인 최삼숙의 딸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더해 연이어 3명, 8명의 식당종업원 탈출사건이 또 발생했다. 북한은 중국에 보내는 식당근로자들을 엄선해 뽑는다. 평양에서 일하기보다는 임금을 많이 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은 직업이기 때문에 중산층 이상 뒷배경있는 집안의 자녀들이 많다. 이들 속에서 집단탈출이라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은 정권에 대한 충성도, 중산층과 엘리트계층에 문제가 생기고, 균열이 발생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앞으로 북한은 핵 프로그램과 호전적인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그렇다면 현재 실행중인 대북제재가 북한을 되돌려 세울 수 있을까? 대북제재로 고통을 받는 북한당국이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하고 굴복을 선택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대북제재에서 가장 큰 레버리지를 가지고 있는 중국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일정기간 제재의 모양새를 취하다가는 조만간 고삐를 느슨하게 할 거라고 평가한다. 일부는 벌써 대북제재의 피크는 지나갔다고 한다. 일부는 아직까지 북한에 대북제재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물가도, 환율도 어느 정도 안정적이고 평양은 건설 붐에 더 소비가 늘고 화려해 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또 수십년 동안 이미 제재를 받아왔기 때문에 적응능력이 있어 능히 자력갱생으로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평하기도 한다.당사자인 북한은 아직까지 그 어떤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자신들의 노선을 더 강경하게 다지고 있다. 핵보유로 미국과의 전략적 지위가 달라졌다고 삿대질하는가 하면 중국에 가서는 면전에서 “6자회담은 죽었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7차 당대회에서는 ‘새로운 핵 강국의 지위’에 맞게 대외관계를 재설정할 것을 결정하기도 하였다. 70일 전투에 이은 200일 전투로 내구력 강화, 자력자강으로 맞설 조짐이다. 대북제재는 북한을 굴복시키는 극약처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북한의 붕괴, 한반도 불안정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의 숨통을 완전히 조이지도 않을 것이며, 제재에 내성이 생긴 북한은 이미 최저생존 수준에서 단련되었기 때문에 내부적 완충장치로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세계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북한의 자폭전쟁에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 결국 제재는 정보유입, 인권압박 등과 더불어 북한정권을 괴롭히고 변화시키는 하나의 큰 압박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며, 몸살을 앓고 있는 김정은을 소한(小寒) 추위로 대접해주는 정책이 될 것이다. 대한(大寒)이 소한에 왔다 울고 갔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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