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 북한연구소

연구소 소개
INKS 논평
북한학회
한국통일문화진흥회의
학술활동
월간북한
도서/간행물
게시판

home > 게시판

바람개비

작성자: nkorea

조회: 14410 등록일: 2016-04-22

팔자 고치려면 ‘접견자’가 되어야 ‘접견자’. 북한에서는 로또로 통하는 말이다. 소위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수령들을 직접 만난 사람들을 뜻한다. 수령을 만나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김으로써 수령의 부름을 받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현지지도’로 불리는 수령의 시찰에서 운 좋게도 직접 수령을 접견하는 경우다. 북한체제는 그동안 ‘현지지도’라는 형태의 통치행위를 통해 수령이 인민과 함께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현지지도란 수령이 지방이나 말단단위를 방문해서 어려움이나 고충을 듣고 해결해 주는 방식을 말하는데, 그 과정에서 기존 제도나 시스템이 무시되고 수령의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바뀌는 등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하지만 수령과 직접 만나서 사진을 찍는 행운을 잡은 사람은 인생역전의 ‘로또’에 당첨된 것이나 다름없다. 경우에 따라 완전 인생역전부터 소소한 범죄는 눈감아주는 경우까지 수많은 혜택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김정은은 과거 김일성-김정일만큼 많은 현지지도 활동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군부대 방문을 많이 하고 있다. 김정은의 부대방문은 군인들의 사기진작과 충성심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는데, 배급제의 붕괴 이후 대부분의 일선부대에서는 군인들의 먹는 문제가 중요한 ‘정치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식량창고와 농축장이 현지지도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과거 김정일이 매일 군인들에게 고기와 우유를 먹이라는 명령을 하달했지만 현실은 비참했다. 대부분의 부대가 육류를 구비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령의 지시사항이기 때문에 수령의 방문기간에는 항상 완비된 형태의 세트를 준비해야만 했다. 다른 부대나 외부에서 빌려서라도 식량창고와 집짐승이 가득한 모습을 보여줘야만 했다. 수령의 현지지도는 해당 부대의 인사고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대장들은 최대한 튼실해 보이는 짐승들을 전면에 배치한다. 그러면 웃지 못 할 일들이 발생한다. 현지지도중인 수령이 어느 짐승을 가리키면서 한마디라도 하면 해당 짐승의 운명은 사람팔자보다 좋아진다. 축사에 ‘〇〇〇동지께서 선물하신 〇〇’, ‘〇〇〇동지께서 돌봐주신 〇〇’라는 간판이 붙고 해당 짐승은 웬만한 사람보다 더 극진한 의료서비스와 영양공급을 받는다. 혹여 해당 짐승이 사망이라도 하면 관리자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21세기의 희극이다.   <o:p></o:p>과시적 결혼식의 확산 바야흐로 결혼시즌이다. 예식장마다 ‘길일’을 선점하기 위한 예약객들로 북적인다. 유교의 전통예법에 따른 관혼상제 가운데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대표적인 집안행사중의 행사가 결혼식이다. 그러다보니 순수한 의미의 결합보다는 ‘보여주기’식의 행사로 전락하면서 허례허식의 대명사로 변질되었다. 최근에는 그에 대한 반성으로 작은 결혼식 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북한에서는 그동안 집안에서 직접 음식을 하고 친지들이 모여 조촐하게 ‘작은’ 결혼식이 진행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전문 예식장이 생기면서 과시형 결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예식문화가 허례허식으로 지적되면서 점차 간소화하려는 추세에 있는 것과는 반대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북한에서는 예식장에서 결혼을 치루는 것이 자신들의 경제력을 과시하는 자리라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돈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성대한 예식이 치러지고 있다. 보통 예식장 한 시간 사용료가 3천 위안, 우리 돈으로 50만원 조금 넘는다. 거기에 음식과 기타 예복 등의 비용이 포함되면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북한의 예식장 사용요금을 상승시키는 요인은 돈 있는 사람들과 간부들간의 자존심 싸움 때문이다. 보다 더 비싼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해야 체면치레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호화 결혼문화의 존재이유와 유사하다. 반면 최근에는 북한에서 예식장 사업자들간에 경쟁이 생기면서 예식장 이용문화가 보다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관측되기도 한다. 하여간 여러 대내외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과시적 소비를 일삼는 ‘유한계급’의 존재가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o:p></o:p>전문은 2016년 월간 북한 5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 0 건



이전글	핵무기가 김정은을 지켜줄 것인가?
다음글	세계의 눈

번호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72	한·미 연합전력과 대북억제전략	nkorea	14137	2016-05-24

71	핵무기가 김정은을 지켜줄 것인가?	nkorea	14296	2016-05-24

☞	바람개비	nkorea	14411	2016-04-22

69	세계의 눈	nkorea	14665	2016-04-22

68	북한의 잇따른 전쟁협박 공세와 저의	nkorea	15412	2016-04-22

67	북한의 미사일 개발 현주소	nkorea	17332	2016-04-22

66	핵미사일 실전배치 가능성	nkorea	15173	2016-04-22

65	북핵전략과 핵도발 시나리오	nkorea	14411	2016-04-22

64	위기는 기회, 통일로 연결해 나가자	nkorea	14166	2016-04-22

63	바람개비	nkorea	15167	2016-03-24

62	세계의 눈	nkorea	15048	2016-03-24

61	김정은의 통치자금, 해외 북한식당	nkorea	14646	2016-03-24

60	유엔 대북제재와 한·미·중공조	nkorea	14406	2016-03-24

59	시진핑 집권이후 북·중관계	nkorea	14307	2016-03-24

58	북·중 경협과 북한경제 현주소	nkorea	14255	2016-03-24

11 | 12 | 13 | 14 | 15 | 16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