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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탈북 변천사와 고위층 대량탈북

작성자: nkorea

조회: 16878 등록일: 2016-09-26

시대별 탈북 변천사와 고위층 대량탈북  <o:p></o:p>   <o:p></o:p> 김명성(조선일보 정치부 기자)     지난 8월 태영호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의 망명 소식은 한반도와 전세계를 뜨겁게 달궜다. 태영호 공사는 김정은 집권 이후 망명한 북한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급 인사다. 태영호 공사를 비롯해 김정은 집권 이후 최근 2년간 국내에 들어온 북한의 당·정·군 간부급만 20여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일시대에는 일반 주민의 탈북이 많았던 반면 엘리트층은 단결했다. 김정은시대는 이와 반대로 일반 주민의 탈북은 줄었지만 엘리트층이 북한체제를 떠나고 있다.   <o:p></o:p>공산권 붕괴로 북한 엘리트 망명 본격화냉전시기 북한 고위급 인사의 탈북은 드물었다. 공군 조종사가 전투기를 몰고 남하하거나 장교가 휴전선을 넘어 내려오는 정도였다. 1967년엔 조선중앙통신 부사장 이수근이 판문점을 통해 귀순하기도 했다. 1982년 김정일의 처조카 이한영씨가 망명했다. 김씨왕조의 로열패밀리로 부러운게 없이 살았던 그의 망명 이유는 ‘자유에 대한 갈망’이었다. 1983년 북한군 비행기 조종사인 이웅평 대위가 망명하는 등 이 시기엔 군인들의 탈북이 주를 이뤘다.북한 엘리트들의 망명이 많았던 시기는 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가 붕괴하고 북한이 사상최악의 경제난을 겪었던 80년대말~90년대에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80년대말 동구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소련이 해체되자 충격을 받은 해외 북한 유학생들이 망명했다. 소련에서 유학했던 한성호, 김지일, 정 현, 독일 유학생 출신인 전철우, 체코 유학생들인 조승군, 김은철 등이다. 이후 제1차 북핵위기(1993년)와 김일성 사망(1994년), 사상최악의 경제난인 ‘고난의 행군’(1995~1998년)을 겪으면서 북한체제의 핵심계층인 엘리트층의 동요는 심해졌다. 북한 역사상 6.25전쟁 이후 처음 겪은 혼란과 무질서 속에서 많은 엘리트가 동요했고, 북한체제의 존망에 대한 우려가 전염병처럼 확산됐다. 노동당원 5만명을 포함해 수백만명의 주민이 굶어죽고, 국가 경제가 올스톱된 당시의 북한상황에서 고위층의 운명도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있었다.이런 가운데 1991년 5월 고영환 콩고대사관 1등서기관이, 1994년 7월엔 김일성대 교원인 조명철과 강성산 전 정무원 총리의 사위인 강명도씨가 망명했다. 1995년 10월엔 인민무력부 최주활 상좌, 같은 해 12월엔 최세웅 대성총국 유럽지사장 가족이 망명했다. 1996년 1월 잠비아 주재 북한 대사관 3등서기관 현성일과 그의 부인, 잠비아 대사관 보안책임자 차성근이 망명했다. 같은 해 5월 북한군 이철수 공군대위가 미그기를 몰고 망명했고, 국가과학원 과학자 정갑렬이 망명했다.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42)의 이모 성혜랑도 같은 해 모스크바에서 서방으로 망명했다.특히 1997년 2월 북한의 지도이념인 주체사상을 창시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망명은 고위층 탈북의 정점을 찍었다.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내가 바라는 건 북조선 인민을 하루 빨리 기아에서 벗어나게 하고 우리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전 비서가 말한 북한인민을 기아에서 구원하는 방법은, 김씨왕조를 축출하고 중국식 집단지도체제 수립 이후 개혁개방을 통한 남북한 통일을 이루는 것이었다. 1997년 8월엔 장승길 이집트주재 북한대사와 형 장승호 프랑스주재 경제참사관이 미국으로 망명했다. 1998년 2월 김동수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북한상주대표부 3등서기관이 가족과 함께 망명했다. 충격적인 것은 그해 5월 김정은의 이모 고용숙 부부가 미국에 망명한 것이다. 외교관이던 그의 오빠 고동훈(김정은의 외삼촌)도 유럽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1999년 1월 김경필 독일 베를린 주재 북한 이익대표부 서기관이 미국으로 망명했다.   <o:p></o:p>김정은시대, ‘공포정치’ 및 상납금 압박이 탈북 이유그러나 2000년 이후 김정일체제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화해무드로 바뀌면서 고위층 탈북은 줄어들었다. 고위급 탈북민 A씨는 “남한의 지원으로 먹고 살만한 여유가 생긴 북한 고위층은 남한의 발전에 대한 부러움과 함께 두려움도 커졌다”며 “통일되면 자기들은 남한사람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더 이상 특권을 누릴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에 체제수호 의지가 더 강해졌다”고 했다. 반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일반 주민들의 탈북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시기 고위층 탈북민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2000년 10월 홍순경 태국주재 북한 대사관 과학기술참사관이, 2004년엔 싱가포르에 파견돼 근무하던 북한대외보험총국 소속 김광진씨, 2006년엔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지낸 인물이 국내에 입국했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량강도 청년동맹 제1비서 설정식씨가 탈북했다. 2011년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정권이 시작되면서 다시 고위층 출신의 탈북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특히 2013년말 장성택 처형을 시작으로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본격화하면서 당·정·군의 핵심계층이 줄줄이 탈북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북한 정찰총국 대좌와 노동당 39호실 고위간부, 올해 7월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 등이 망명했다. 최근 북한 핵심계층은 칭병(稱病)과 승진 거부, 해외근무 선호라는 세 가지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김정은이 집권 5년만에 측근간부 130여명을 숙청한 이후 김정은의 칼바람을 일단 피하고 보려는 현상이다. 당·정·군의 원로간부들은 아프다는 이유로 해외 치료나 병원 입원을 요구하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고위직일수록 언제 숙청될지 모른다는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에 실제 아픈 경우가 많다”며 “원로들은 이를 핑계로 김정은의 눈에서 멀어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권력층 숙청의 기획자인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김정은의 공포통치에 질려 사표를 냈을 정도다. 김씨왕조의 공신인 최룡해도 혁명화를 다녀왔다. 김정일시대만 해도 당·정·군 간부라면 승진해서 중앙당에 근무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았다. 김정일은 일반 주민에게는 가혹했지만, 측근에게는 각종 선물과 특권을 안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북한 간부들은 출세하려다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앞선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해외 근무의 인기가 치솟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로 나가기 위해 뇌물과 배경을 총동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 근무자도 지난해 10월 노동당 70주년 행사와 올해 5월 7차 당대회 준비를 거치면서 심각한 외화 상납금 압박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정은정권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연초 4차 핵실험 이후 가해진 국제사회의 전방위 대북제재다. 북한의 외교적 고립이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경제·금융제재로 외화벌이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 무역회사와 식당의 수입은 대북제재로 종전의 절반으로 줄었는데, 상납금은 두 배로 늘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중국에 파견된 일부 북한 무역일꾼들은 당국의 상납금 압박에 신체포기 각서를 쓰고 사채를 빌려 상납금을 갚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는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은 월간 북한 2016년 10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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