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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죄기, 이번엔 다르다고 전해라

작성자: nkorea

조회: 14054 등록일: 2016-02-23

돈줄죄기, 이번엔 다르다고 전해라  김광진(북한연구소 편집위원)   <o:p></o:p>북한은 왜 BDA 조치에 경악했는가2005년 9월 12일, 미 재무부가 마카오 소재 은행 BDA(Banco Delta Asia)를 ‘돈세탁 우려대상(primary money laundering concern)’으로 지정하자 큰 파장이 일었다. 지정 이유는 북한이 이 은행을 통해 위조달러를 유통시키고 마약 등 불법거래자금을 세탁했다는 것이었다. 제재조치가 발동되면 미국의 각 금융관련 기관 5천개는 BDA와 직·간접거래를 못하게 된다. 즉, BDA의 대미결제 및 미 달러화 결제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이다. BDA에 있던 북한계좌가 동결되고, 2,500만 달러의 자금이 묶이게 되며, 미·북대결이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이 금융압박을 타개하기 위해 북한은 다음해인 2006년에 전격적으로 1차 핵실험을 단행하며 북핵 6자회담장을 박차고 나가게 된다.그러면 마카오에 소재한 작은 은행이 북한에 왜 그토록 소중한 존재였는가. 그 이유는 오랫동안의 대북제재와 국제금융시장에서 북한의 채무상환 불이행국 지위(1987년 지정)로 대외금융거래 창구의 대부분이 마카오지역, 특히 BDA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미국의 조치로 병모가지가 막힌 것이다. 조사과정에 확인된 계좌가 50여개였는데 그중 반 정도는 북한 금융기관의 것이었다. 북한 유일의 국가외화관리기관인 조선무역은행을 제외하고 특수한 목적, 특수한 기관들에 소속된 외환은행들이 20여개였으니까 거의 모든 금융기관들이 BDA에 계좌를 틀고 연명해 온 것이다. 실제로 과거 필자가 일했던 장성택 노동당 조직지도부 행정담당 제1부부장 소속의 동북아시아은행도 BDA와 은행간 거래계약(correspondent banking relationship)을 맺고 이 은행을 마지막 ‘보루’로 삼았다. 필자가 수수료 관계를 포함해 직접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김정일의 통치자금줄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외화는 대부분 혁명자금, 충성자금이다. 동결된 2,500만 달러가 외부기준으로는 적지만 김정일에게는 큰돈이었다. BDA 조치로 북한을 가장 당황스럽게 한 것은 이것이 낳은 파장이었다. 일본의 적극적인 협조는 물론 스위스, 싱가포르, 베트남, 몽골 등 20여개의 금융기관들이 북한과의 거래를 단절하거나 신규거래를 금지하였다. 결국 마카오에서 쫓겨나 거처할 데가 마땅치 않게 된 것이다. 물론 중국본토와 일부 다른 지역들에서 북한은 여전히 국제금융시장 접근의 명줄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당연히 예전 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아쉬운 것은 미국이 그토록 오랫동안 준비하고 실행에 옮겼던 BDA 금융제재를 북한의 기만적인 6자회담 복귀와 일부 핵불능화 약속을 이유로 너무도 쉽게 해제시켜준 것이다.   <o:p></o:p>김정은 통치자금 돈줄죄기, 이번엔 다르다고 전해라북한의 깡패 짓과 같은 이번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다. 특히 우리 정부는 13년간 유지해오던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카드까지 빼들었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큰 대가를 감수해야하는 중대결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에는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당장 5월 7차 당대회도 치러야하고 측근들에게 선물박스도 돌려야 하며, 주민들에게 술 한병, 돼지고기 1kg씩이라도 공급하려면 달러 현금이 한 푼이라도 귀할 때인데 연평균 걷어 들이는 3억 달러 통치자금 현금 중에서 3분의 1이 날아간 것이다.미국의 제재도 무시무시하다. 과거에는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에 직접적으로 연계된 기관이나 인물들을 골라 선별적으로 제재를 했다면, 이번에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이라고 하는 기법을 동원하였다. 이란 제재 때 활용한 방법으로서,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줄을 전방위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즉 북한내의 제재대상들은 물론, 북한과 직접 불법거래를 하거나 북한의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자 또는 기타 도움을 준 제3국의 개인이나 단체 등으로 제재를 확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란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는 의무사항이었지만, 북한의 경우는 중국을 의식해 오바마 행정부에서 선택의 재량권을 준 것이 다른 점이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포괄적이고 전방위적인 제재라는 의미에서 큰 의의가 있다. 북한과 직접적인 핵미사일 관련 거래를 하지 않더라도 언제, 어떻게 엮일지 몰라 북한과 그 어떤 거래도 하지 않으려는 심리적 효과와 파장도 기대된다. 어찌 보면 이번 미국의 독자제재에서 이것이 가장 핵심적인 제재방안일 수도 있다. 당연히 타깃이 돼 직접 제재를 받는 대상들 보다 이러한 제재가 두려워 북한을 기피하는 외국의 회사나 기관, 개인들이 훨씬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이 가장 크게 의존하는 해외광물 수출도 건드렸다. 중국이 이를 받아들여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북한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질 것이다. 일본도 아주 정교하게 독자제재를 확대하였다. 인도적 목적의 대북송금만 10만 엔을 허용하였다. 1,000달러도 안 되는 금액이다. 또한 조총련이라도 북한 국적자는 북한을 방문한 후 일본에 다시 입국할 수 없게 만들었다. 앞으로 제재가 해제되지 않으면 조총련 사람들은 북한에 눌러앉을 각오를 하지 않는 한 다시는 북한을 방문할 수 없게 되었다. 때 없이 충성자금을 상납해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속으로 탄성을 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선박제재도 위협적이다. 북한에 입항했던 배를 일본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일본과 거래하는 모든 선박은 북한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간접적으로 북한의 대외무역, 해상거래에 큰 그물을 쳐놓은 셈이다. 우리 정부도 유사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것이 많은 나라들로 확산되면 북한은 물리적인 해상봉쇄가 아니더라도 우리 안에 갇힌 개구리신세가 될 것이다. 우리와 동맹국들의 의지는 결연하다. 이것이 흔들리지 않는 한, 앞으로 김정은은 체제붕괴, 정권교체와 같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대가와 시험을 치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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