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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경제제재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작성자: nkorea

조회: 14181 등록일: 2016-03-24

대북 경제제재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o:p></o:p>양운철(북한연구소 이사)   <o:p></o:p> 국제사회의 단합 북한의 무모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국정부는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강도 높은 제재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한국정부는 과거와 달리 한국의 정책목표와 수단을 명시하였고 개성공단 철수와 같은 강력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대북제재를 선도했다. 대북제재에 미온적이었던 중국과 러시아는 대화를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였지만, 2013년의 유엔 결의안 2087(19항)과 2094(36항)에 의거하여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있을 경우 안보리의 추가 논의 없이 자동으로 북한을 제재할 수 있는 ‘트리거 조항’이 적용되기 때문에 당분간 북한에 대한 전략적 포용이나 대화를 통한 해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복합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핵실험은 동북아지역에 심각한 군사적 비대칭성과 불안정을 가져오기 때문에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심지어 EU도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준비 또는 시행하고 있다. 이제 북한 핵문제는 남북한과 동북아를 넘어서 국제적인 현안으로 다시 대두되었고, 국제사회의 단합으로 유엔이 전례 없는 강한 대북결의안을 통과시킴으로써 향후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o:p></o:p> 경제제재의 패러다임 전환 경제제재는 국제법을 위반한 국가를 법에 복종시키기 위해 시행하는 공식적 명령이다. 학술적으로는 단독 또는 다자의 제재국이 제재 대상국의 경제, 외교 또는 안보정책 등에 영향을 줄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금융지원, 해외무역, 투자에 대한 규제, 재산 압수 등을 통해 대상국의 행동변화를 강제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여러 연구에 따르면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주도한 경제제재는 성공률이 불과 1/3 정도라고 추정되고 있다. 제재가 실패하는 주요 이유는 제재 대상국들이 다양하고 교묘한 전략을 통해 제재를 최대한 회피하고 있고, 일부 제재 대상국과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들이 상업적, 정치적 이득을 위해 제재 대상국을 암묵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많은 경제제재가 기대보다 낮은 결과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21세기 들어 미국 주도의 제재는 상당한 가시적 효과를 가져왔다. 그 이유는 미국이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세계 단일 최강국의 지위를 지니게 되면서, 영향력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막강한 세계금융 영향력으로 인해 대상국에 대한 포괄적인 제제와 함께 3자 제재까지도 가능해졌다. 미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일종의 족집게 제재(또는 스마트제재)인 금융제재나 모든 불법행위를 적발하는 캐치올 제재 등 기존 제재와 차별되는 포괄적 제재도 방대한 자국의 정보∙금융 인프라 때문에 가능해졌다. 경제제재가 강화되면 제재 대상국은 제재를 피하고자 본능적으로 제3국과의 거래를 확대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제재국은 제재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 제3국에 대해서도 제재 대상국과의 거래를 제한하도록 회유하거나 위협을 가하게 된다.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으로 알려진 3자 제재는 양자간의 관계가 다자간 관계로 전환되는 새로운 제재방식이다. 2010년 시행된 유엔의 대(對)이란제재는 처음에는 성공 확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미국은 뛰어난 기술력과 정보력을 활용한 포괄적 이란제재법을 적용하여 이란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였다. 미국은 제3국의 이란 에너지부문 진출 및 교역을 막기 위해 해당 분야에서 이란과 경제관계를 맺는 제3국 기업을 제재하는 3자 제재를 도입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이제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서도 이란에 적용했던 3자 제재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중국의 대북제재는 북한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o:p></o:p> 한국형 대북제재안 고려 물론 중국의 대북제재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북한이 화해모드로 돌아서거나 위장적인 유화정책을 제시할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한국으로서는 북한에 강한 심리적 압박을 주는 제재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소다자(小多者) 제재가 필요하다. 소다자 제재는 제재 대상을 명확히 선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 러시아 등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인권에 관심이 높은 EU와 한국이 소다자 제재의 틀안에서 인권문제를 부각시키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해외파견 북한노동자의 임금을 착취하여 조성된 자금은 북한지배층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해외파견 북한노동자들의 인권문제를 제기하고 인권 착취와 관련된 북한 고위인사들을 국제사법재판소에 고발하는 방안을 EU와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가칭 ‘한·미·일 3국 대북제재협의체’, ‘한·미·중 3국 대북제재협의체’를 구성하여 사안에 따라 제재 수단을 개발하는 방안도 필요할 것이다. 대북제재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한국정부의 제재 정당성에 관한 더욱 적극적인 외교활동과 홍보를 통해 국제사회의 공감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당사자인 한국이 관심이 없다면 다른 국가들은 제재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한국은 제재효과가 큰 분야에 집중하여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면서 장기적으로는 대북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에 대한 유엔의 압박수단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북한에 대한 정책적 일관성은 유지되어야 한다. 대북제재에 단계적 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비상대책도 준비한다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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