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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도발 지속과 남북관계 분리전략

작성자: nkorea

조회: 14091 등록일: 2016-11-22

무력도발 지속과 남북관계 분리전략 이호령 (국방연구원 연구위원)  2016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김정은이 밝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의지와  8.25 합의 강조는 북한이 핵문제에서 어느 정도 성의를 보여준다면 2016년 남북관계는 대화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주었다. 그러나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이러한 전망과 기대를 완전히 무색하게 했다. 3차 핵실험과 달리 수소탄 시험이라고 밝힌 4차 핵실험은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재고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남북관계를 다시 세팅해 나갔다.   북한 4차 핵실험은 남북관계 재고 계기   올 한 해 동안 남북관계를 재설정하는 계기를 만들어 낸 주요 사건과 그에 따른 특징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1월 6일 4차 핵실험에 이은 2월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는 남북관계의 담론을 ‘경제’에서 ‘안보’로 대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남북관계에서 ‘안보’의 영역이 급격히 확장되면서 북한 위협의 실제성이 강조되었다. 첫 수소탄 시험이 완벽하게 성공적으로 진행됨으로써 핵무력 발전의 단계가 높아졌다는 북한의 주장은 북한 위협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정책변화를 가져왔다. 북한의 이러한 조치는 비정상적인 사태를 규정한 8.25남북합의의 중대한 위반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1월 8일 정오를 기해 대북확성기 방송이 재개되면서 8.25합의 후속조치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노력은 전면 중단되었다. 더욱이 4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이 나오기도 전에 2월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는 대북 강경책으로 더욱 선회하도록 했다. 당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국방부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주한미군의 사드배치 가능성에 대한 공식협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고, 이어서 2월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통해 핵개발 저지와 남북경제협력이 양립될 수 없다는 입장하에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을 발표했다. 기존의 방식과 선의로는 북한정권의 핵개발을 결코 꺾을 수 없고, 북한의 핵능력만 고도화시켜서 결국 한반도에 파국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 명백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후 한국의 남북관계는 모든 것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연계시킴으로써 ‘튼튼한 안보 우선’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갔고, 북한은 이에 대응해 한·미연합훈련과 사드배치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의 강도를 높여가며 긴장감을 조성해왔다.   둘째, 반면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남북관계와 철저히 분리시키고자 했다.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가 남북관계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한국은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개성공단을 중단했다며 5개항의 중대조치를 발표했다. 북한은 2월 11일부로 개성공업지구를 폐쇄하고 군사통제구역으로 관리하며, 남측 기업과 관계기관의 설비, 물자, 제품을 비롯한 모든 자산들을 전면 동결하며, 이를 개성시 인민위원회가 관리하고 남측인원 추방과 동시에 남북 사이의 군통신과 판문점 연락통로를 폐쇄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남북관계의 모든 통신선이 단절되었고, 남북관계는 급격하게 경색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더욱이 3월 2일 대북제재결의안 2270호가 통과되자 김정은은 핵무기 연구부문 과학자와 기술자들에게 핵무기 병기화 사업지도(3.9)와 조선인민군 전략군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에 참관해서 직접 지도(3.11)하는 모습을 펼쳤다. 이후 북한은 노동, 무수단, SLBM 미사일 시험발사를 비롯해 9월 5차 핵실험에 이르기까지 올 한 해 15차례에 걸쳐 총 24발의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김정일 통치 18년 기간 동안 발사했던 탄도미사일 보다 많은 횟수다. 북한의 이러한 무력시위와 도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추가적으로 6차, 7차, 8차 핵실험의 순차적 단행과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주체위성들을 더 많이 쏘아 올리겠다”며 추가적인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시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고도화를 위한 노력을 철저히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에 따른 자위적 차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남북관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복되는 북한의 위장평화술   셋째, 북한은 이러한 무력시위를 남북관계와 별개사안으로 취급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며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나는 남북관계 개선을 향한 대화 재개가 군사영역에서 우선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통일지도자 이미지를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5월 7차 당대회가 종료되자, 북한은 이례적으로 군사회담을 최우선적으로 시행할 것을 요구하며,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심리전 방송과 삐라 살포 등 일체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군사적 신뢰를 보장하기 위한 출로를 함께 열자”, “쌍방 군부대화를 조속히 개최하자”, “불미스러운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 등 군사회담 제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북한은 5월 21일에서 24일까지 국방위원회 인민무력성 통지문과 원동연 조평통 서기국장 담화 등 3차례에 걸쳐 남북군사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제의해왔다. 특히, 조평통 서기국장 담화문에서는 “우리는 첨예한 남북관계를 풀고 민족의 단합과 조국통일의 새 국면을 열어나가기 위해 남조선당국과 군사당국회담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각이한 급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할 모든 준비가 되어있음”을 강조하며, 한국을 압박했다. 군사적 시위와 도발을 가장 많이 한 해에 북한의 이례적인 군사회담 우선 개최 주장은 남북관계에서 한국의 대북압박정책 강화를 통한 남북관계 재설정에 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주기 위한 위장평화술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남한이 대화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하에 한국정부를 압박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한국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없는 한,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북한의 제안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하에 제안했을 것이다. 특히 7차 당대회 직후에만 군사회담 제안이 있고, 이후에는 대화재개 노력을 위한 회담제안이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전문은 월간 북한 2016년 12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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